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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5. 인생에서 숫자를 지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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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돌았던 나라별 중산층의 기준이다.

영국(옥스포드대에서 제시한 중산층의 조건)

- 페어플레이를 할 것

-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 나만의 독선을 지니지 말 것

-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프랑스(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중산층의 기준)

- 외국어를 하나 정도 구사하여 폭 넓은 세계 경험을 갖출 것

- 한 가지 이상의 스포츠를 즐기거나 하나 이상의 악기를 다룰 것

-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별미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을 대접할 것

- 사회 봉사단체에 참여하여 활동할 것

-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꾸짖을 수 있을 것

대한민국(연봉정보사이트 직장인 대상 설문)

- 부채 없는 아파트 평수 30평

- 월 급여 500만 원 이상

- 자동차는 2,000CC 급 중형차

-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

- 해외여행은 1년에 몇 번

..... 영국, 프랑스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기준에 빠짐 없이 등장하는 것.

그건 바로 숫자다.

한번은 인터넷 서핑을 하다

'나의 결혼 가능 점수'를 알려준다는 배너 광고를 본 적이 있다.

사주 사이트인가 했는데 그건 결혼정보회사 사이트였다.

나이, 키, 몸무게, 자산 액수, 연봉 등 수많은 숫자를 입력하고 나면

소고기처럼 등급을 매겨 나의 결혼 가능 점수도 알려준다는 거였다.

이게 진정한 의미의 한국형 알파고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는 무엇이든 숫자로 책정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나 자신의 값어치를 매기는 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렇게 세워진 숫자의 삶 속에서

개인을 이력서에 쓸 숫자들을 위해 분투하고,

집의 평수로 관계에 금을 긋고,

파업이나 집회가 있으면 어떤 가치의 충돌인지가 아니라

얼마의 돈을 손해보고 있는지를 헤드라인으로 읽는다.

그야말로 가치는 잊은 채 서로의 값어치만 묻는, 숫자의 삶이다.

그런데 숫자라는 건

언제나 비교하기 쉽고 서열을 매기기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세모와 동그라미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길 수는 없지만,

1과 2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결국, 숫자의 삶이란

쉴 새 없이 비교되며 서열이 매겨지는 삶인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낮은 값어치가 매겨질까 안절부절못하고

자신의 위치와 서열을 끊임없이 확인한다.

그렇다면 삶의 모든 것을 숫자로 측정할 수 있을까?

아이큐가 지혜를 측정할 수 없고,

친구의 숫자가 관계의 깊이를 증명할 수 없으며,

집의 평수가 가족의 화목함을 보장할 수 없고,

연봉이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할 수는 없다.

진정한 가치는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우월한 존재가 아닌

비교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삶에서 숫자를 지워야 할 것이다.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가 담을 수 없는 것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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