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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자신을 엄청나게 사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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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키 167에, 73키로,

내가 자라고 난 고향은 무주의 산골짜기,

피부는 까무잡잡하고,

학창시절엔 괴롭힘까지 당하진 않았지만 친구들이 많지 않았고,

공부는 당연히 간신히 줄만 잡고 있는 정도였다.

총명함이나 꾸준함도 없었고,

특별히 잘하는것도 없고,

커서도 딱히 인생의 목표가 있지도 않았으며,

23살에 지금의 아내를 만나기 전 까지는 스킨십도 못해봤고,

그 달콤하다는 입맞춤 한번 한 적이 없었다.

언제나 남들과 비교하며 나를 깍아 내렸고,

내가 잘나지 못한건 오롯이 부모의 무관심과 적절한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회피만 가득했다.

그렇게 나보다는 남의 성과에, 타인의 망가짐에 기뻐하고 좌절했다.

그러고나서 40도 아닌 45세가 넘어서야 생각이 바뀌었다.

45년동안의 내 인생을 늘 남들과, 남의것과 비교하며 살았던 내 자신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몸이 아프고 조절할 수 없을것만 같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을때,

그게 갱년기 증상인가 싶을정도로 시도때도 없는 열이 올랐을때도,

왜 그런가 싶었다. 도대체 내 몸과 마음이 왜 이런가 싶었다.

그게 나를 올려다보던 내 울림이었었나 보다. 아껴주라는 신호.

그만큼 했으면 잘했다 싶었을때,

나름 노력해서 이루어 낸 가정,

남들 못지않은 일의 성과와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모하려는 기업가적 정신에,

그 누구보다 배우기 좋아하고 활동적인 나였는데,

결과가 뚜렷하지 못하고 자랑스레 내 놓을만한 것이 아니라는 핑계로

내 행동의 결과를 너무 무시했다.

남의 성과와 노력은 치하하면서,

내가 보여온 수 많은 노력과 치하는 쓰레기통에 쳐 넣었다. 그러면서 난 아직 멀었어 라는 "노력, 개선" 이라는 미명아래

나를 그렇게도 괴롭혀 왔다.

세상의 중심은 나 임에도 불구하고,

내 세상의 중심에 나 보다 남이 더 우뚝 솟아 있던 것이다. 젠장할.

그래서 지금까지의 내가 너무 못나보였고, 너무 미안해졌다.

이제 감사함이 생겼다.

아픈곳이 있어도 "왜 이리 비실비실대?" 하지 않고,

남들보다 늦어도 "왜 이리 굼떠?" 하지 않고,

남들보다 못 벌어도 "왜 이리 능력이 떨어져?" 하지 않으며,

남들보다 더 높은 직급을 못달아도 "경쟁력도 뭣같네" 하지 않는다.

나를 나로 제대로 보고 인식할때 행복은 비로소 찾아오는것 같다.

요즘엔 내 차에도 늘 말을 시킨다.

멀리 운전할때는 꼭 소리를 내어 말을 한다.

"쏘렝아, 오늘도 먼 길 잘 부탁한다. 안전하게 날 데려다줘"

돌아와서 도착할때도 늘 그런다.

"잘했어 쏘랭아. 너 때문에 안전하게 잘 왔다. 고맙다" 하며 운전대랑 보닛을 툭툭 쳐준다.

마음가짐이 그래서 그런지, 사물이지만 정말 인지력이 있는 생명체로 느껴진다.

그 마음가짐을 나한테도 꼭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잘 했어. 고생했고, 수고했어"

"괜찮아 그 정도도 잘 했어"

오늘, 슬립온 로퍼 신발을 샀다. 구두처럼 생겼지만 캐주얼 같은.

매일 정형화된 딱딱한 구두, 멋만부린 구두를 사서 신었더니..

나이먹으니 그만큼 불편했던 신발이 없었다. 10만원이 넘게 주고 직접 신어보고 샀는데도

뒷꿈치가 자꾸 까져, 피가나고 살이 벗겨져 재수없어졌다. 예전같으면 신발이 뭔 죄겠어 했을텐데

이제는 아니다.

신발.... 이 싄발, 니가 잘못했어. 내 발은 잘못이 없지. 안그래?

그래서 싼 로퍼신발을 샀더니 웬걸... 천국이다. 풉..

이런것이 정답이고 배움인가보다. 내 안락함과 편안함이 늘 가격이나 가치와 직접적인것만은 아니라는거.

만족은 타인에 보여주는 만족감으로 인함이 아닌, 충만함은 나의 센스가 있을때 드디어 만족된다.

나를 위해 산 신발이다. 얼마인지 중요한게 아니라, 내 몸뚱이에서 나를 지탱해주는 가장 고단한 발에, 가치있는 선물을 해 준 것이다. 나를 사랑한 행동이라 생각하니 기분은 좋다.

모쪼록,

우주는 "내" 행성이다. 남의 행성이 아니다.

내가 죽으면 이 행성도 끝장이다 내 의식에서. 그러니 이 인생도, 우주도 다 내꺼다.

그러니 내 위주로, 나를 가장 사랑하면서 살아라.

* 그렇다고 남에게 해 끼치거나 부담스런 인간은 되지 말자. 자기애를 까꾸로 이해하면 머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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