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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게임

10대들의 극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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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별볼일 없는 학벌에 별볼일 없는 허우대에,

별볼일 없는 유년시절을 지나, 별로 크게 힘들것 없던 군대도 갔다왔고..

나름 목적이 생겨 제가 22살때부터 해외를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아르바이트 했고, 필리핀 어학연수가 첫 해외여행 이었습니다)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여전히 똑같이 느끼는 감정은,

"한국인 이라는 사실, 그리고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자람"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운인지를 매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한류의 문화와 식음료 그리고 전방위적인 한국의 위상이 대단했습니다.

그냥 여행을 목적으로 해외를 가시는 분들과, 사업 또는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가시는 분들의 느낌이 사뭇 다를것이기는 합니다만.. 저는 후자쪽이라.. 더 잘 느끼죠.

갑자기 언젠가부터 나라가 반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좌파니 우파니 말이 엄청 많고.. 보수니 진보니 하는 말들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한편으로는 나라가 망할징조인가... 라고 치부하다가, 가만보니... 제가 아파트 동대표를 할 때가 생각나더군요.

뭐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논의할때는 늘 무기명투표를 하게 되는데 정말 상식적으로 가결이 되어야 하는 사안인데도 꼭 몇 분 때문에 부결이 되고 그러더라고요. 그때 입주민들과 고성과 언쟁이며 협박이며 뭐 아주 대단한 때였는데, 그 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 역시 회사라는 커뮤티니에서, 그 말같지도 않은 룰이나 행위에는 반기를 드는 선두자 역할을 하면서 아파트에서는 입주민의 이익이랍시고 다 내뜻에 맞으면 좋은 입주민, 안맞으면 나쁜 입주민 이렇게 따지더군요. 자리가, 직위가 사람을 만드는 건 맞습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할 때도 있고 소를 위해 대를 희생할일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작금의 상황들이 나라가 망할징조인가? 하다가 문뜩, 그래. 성격도 천차만별인데 정당의 지지나, 지도자의 지지가 극단적으로 나뉠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보통 한국민의 심성은, 크게 나한테 불편함이 없다면 잘 나서지 않죠. 불의에는 참지 않는것이 또 우리네 일상이지만 그렇다고 극단적 행동들은 잘 안하죠. 남들에게 피해가고 민폐고.. 망신일수 있으니까.. 그런데 요즘은 너무 극단적인듯 합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계기는, 정치얘기를 하려던게 아니라.. 아이들의 말이 충격이라 그렇습니다.

올해에 중학교를 졸업한 딸이 어느날 갑자기,

"아빠, 김구 엄청 나쁜 사람이래"

그 말 듣고 삥~ 돌더군요. 누구한테 그런말 들었냐고.. SNS 정보는 다 믿지말라고 창피를 준거 같습니다. 그러고 별 생각없이 지내다가 어느 날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들이 또 그럽니다.

"아빠, 김구는 나쁜 사람이었데"

그 말 듣고는 화가났으나 막내라 아들한테 다그치거나 소스의 출처를 따져 묻진 않았습니다.

그러고는 두가지가 생각이 났어요.

하나는, 애들이 교과서적인 사실과 정보보다는 SNS가 더 정보 전달력과 설득력이 더 빠르구나. 그러나 상호적이지는 않는것 같구나 라는 것과,

또 하나는, 내가 학창시절에 배웠던 김구선생은 좋은 사람이었다, 남북을 통일시켜 독립정부가 아닌 통합정부를 갈망하던 보수파이며 미 군정을 나가라 했던 사람이었고 반면 이승만은 미군정의 도움을 받아 남한의 독립정부수립 및 외교에 집중했던 진보파였다. 라고.. 그러나 정말 과연 김구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뭐가 정답이고 아닌지를 설명하기가 불가능했고, 아이들도 나와같이 김구 = 좋은사람 이라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게 된다면 아이의 독착성, 창의적 생각, 연구성은 막히고 그게 말 그대로 주입식일테고.. 그러다보면 저항하게 마련이고.. 문제는 더 커질테고..

그래서 저는, 아이들 그들만의 커뮤니티 및 분위기를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지들이 나쁘다고 하면 나쁜거겠지. 대신 한가지 바라는건, 제대로된 역사와 평가를 찾아본 후 그것을 확신하거나 또는 다시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저는 그걸 이번주에 아이들이랑 토의를 해 볼 예정입니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어디에서 그런 말이 나왔는지도 물어보고, 아이들과 정말 토론을 해 보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생각이 내가 자라왔던 세대의 가치관과 정말 다른지... 그 자체가 나는 너무 궁금합니다.

성경책이 그래요 나한테는.

한국 사람도 아닌, 이방의 사람들이 쓴 성서인데 그것을 해석하고 번역하고 성격책으로 만드는데 있어 얼마나 많은 오류와 사견이 들어갔을까. 그 책 조차도 완전한 성서라 하기에 부족할텐데, 목사님들이 그 성경책을 BASE 로 한 설교를 할때, 그 신앙이 오롯이 하나님과 예수님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그 분들을 추앙하고 갈망하는 목사를 위한 믿음인 것인가?

모든 종교는 다 그런듯 합니다. 결국은 그 신 또는 신격화된 대상보다는 그와의 대리역할을 하는 목사, 전달자, 교황이든 추기경이든 스님이든... 대부분 그 분들에 대한 기대가 더 큰거 아닌가? 오히려 신 또는 신격화된 그 대상을 이용한 대리자의 신격화. 생각해 본적 있나요? 아니라고 할거에요 분명. 내가 믿는게 믿는거니까.

기독교 신앙에 특별한 사람들은 이 글을 보면 빨리회개해라, 빨리 교회가서 예수님을 만나고 영접해라, 기도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해라, 무거운 짐 내려놓아라 등등.. 얘기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반사.

내 하나님은, 오롯이 나랑 마음과 정신으로 얘기를 나누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그 하나님밖엔 없어요. 그 하나님이 우리가 부르는 하나님이든, 예수님의 신격화 든 상관은 없습니다. 어짜피 내 눈에 보여지는 존재가 아니니, 그냥 마음을 놓을만한 대상이 필요하고 의지할 뿐입니다.

아무튼 역사의 이해와 배움이라는 과정은 참 다양하고도 어려운것 같습니다. 정치도 그렇지만 아이들의 생활, 교육, 어울림의 패턴이 우리와는 다를 것이기에 그 녀석들의 사회문화에 어줍짢게 끼어들고 싶지는 않고, 그러면서 지들이 또 알아가게 되고, 그러다보면 자기들의 색이 분명히 나타나겠죠.

바라건데, 극우는 되지 않기를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아무 쓸모없는 짓이며, 남들에게 뭐라도 보여주려는 관종의 습관이고, 자극적이지 않으면 자기를 쳐다봐주지도 않는 사회적 약자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거기에 현혹되는 사람 역시, 주변에 친구라고 할만한 사람이 없을것이고.. 아니면 불만이 극에 달해 편승하는 사람일 뿐일테니까요. 빨리 약 먹고 나아지기를 희망해봅니다.

여러분들은 아이들에게 저런, 김구의 얘기를 듣게 된다면 어떻게 할 거 같나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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