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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불치병

아마도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이 세상에 나온 후부터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고
죽을때까지 치유가 불가능한 불치병이 있다.

질환은 1347년부터 1351년 사이, 약 3년 동안 2천만 명에 가까운 희생자를 냈던,
흑사병은 페스트라고도 부르는 유행성 감염 질환을 의미한다. 이는 그 간 전 세계 모든 이슈를 통틀어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돌림병 이었다.  
 
그러나 그 간 인간의 태생부터 죽음까지 모든 순간을 가장 많이 침범하는 병이 있다.

"감기"
 
얼마전 나도 이 불치병이 또 찾아와서 고생을 했다.
나이가 먹고, 젊었을때처럼 근육량이 유지되지 못하고
먹는것도 달라지고, 생활 습관역시 많은 부분 달라지다보니
몸에 면역력이 많이 달라졌다. 아마 얼마전 사업에 따른 스트레스의 시점, 그리고 아버지의 병환의 시기를 지나면서
많은 부분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져 있었다.

쉽게 일년 사이에 회복이 될 줄 알았는데,
역시 돈이든 건강이든 잃는건 정말 순식간이다. 그러나 원래의 상태로의 복귀는 가능하지 않다. 절대 잃은 범위와 재 복고의 범위가 같지 않다.
재기를 했다라는 것은 원래대로 복구를 했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원래"처럼" 복구했다라는 의미 즉, 어느 정도까지는 되찾았다라는 뜻이겠다.
아무튼 내 건강은 잃었던 시간이 약 3년인데, 1년만에 원 상태로 회복될리 없었나보다.

목이 너무 아프고, 어지럽고 잔기침 나오고.. 집중은 안되고.. 내 얼굴이 그렇게 이상하게 보이던 감기는 처음이었다.
하루종일 회사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가 가물가물 했고.. 감기가 오래갈것같은 느낌이 들어, 주사를 2번이나 맞았다.
그래도 한번에 확 낫지 않고 여러날을 더 보낸 후에야 괜찮아졌다. 거의 한달을 감기로 고생한것 같다.
눈이 펑펑내리고 칼바람을 불던 날도 아니었는데.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병이 경우에 따라, 각자의 환경과 상태에 따라 그 통증의 여부도 달라지겠지만
사실상 감기는 합병증과 같다.

기침만하는 감기는 없다. 기침하면서 목이 아프고, 코가 아프며, 눈이 시렵고,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몸은 뜨거워지고, 온 몸이 안아픈곳이 없는 몸살이 오기도 하고 자연스레 힘이 빠진다. 기력이 없어진다.
왜 합병증이냐면, 나이에 따라 면역력에 따라 그리고 처치 타이밍에 따라 감기는,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폐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기도 하며,
고열로 인해 심장의 박동이 불안정해지고 혈압이 높아지며, 정신을 잃기도 한다.

그런데 이 감기는, 죽을만큼까지 가지는 않는다 보통 건강한 사람에게는 말이다.

자연스레 나에게 찾아왔다가
자연스레 내 몸에서 나간다.

불치병이다. 내가 엄마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이 세상 모든 바이러스를 맞닦뜨리게 되며
그 순간부터 니 불치의 병이 내 몸과 같이한다. 그러고 내가 죽을때 역시 그 감기가 붙어 있을것만 같다.
무섭지는 않다. 왜냐하면 감기는 불치의 병 이지만 또다른 말로는

휴식이다.

외부의 요건에 의해 걸리는 병이기도 하지만,
내가 만들어내는 내 병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면역력은 내가 만들어 내는것인데 그 때마다 감기는 날 찾아오고
그러고 말한다.

"몸뚱아리 잘 챙겨라~~ 안그럼 너 내가 데려간다."

라고 하는 시그널은 아닐까 싶다. 그 반갑지 않은 손님이 나에게 찾아올땐 싫다. 그렇지만 웃기게도 좋기도 하다.
왜냐면 그 때가 되어야 완벽한 휴식, 완전한 휴식이 가능해진다. 아이러니 하다.
죽지 않을 만큼만 아프고, 너무 과하지 않은 휴식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몸을 챙기게 된다. 갑지가 안먹던 영양제를 챙겨먹기도 하고,
배즙이며 죽이며.. 내 몸에 부담스럽지 않고 영양을 보충해 주는 음식과 생활 환경을 만든다.

결국 감기는 내 일생의 불편한 불치의 병 이기도 하면서,
내 몸에 주는 알람처럼 밉지 않은 병 이기도 한것 같다. 내가 조심만 하고 내 몸뚱이 간수만 잘 하면 찾아오지 않을 감기.

가장 중요한건
몸의 면역력. 잘 먹는 그런거 말고, 매일의 생활에 활력을 가지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먹는것도 잘 먹어야겠지만, 잘 쉬고 잘 놀고 잘 즐겨야 할 것 같다. 즉, 스트레스는 최소화 하면서
무엇이든 적당히~ 만 하면서 살면 되지 않을까 한다.

다음주는 적당함을 더 실천하는 한 주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최고가 된다는 영웅심리는 개나줘버려. ㅎ

* 적당함이란?: 알맞고 지나치지않고, 균형잡힌 상태를 의미. 즉, 너무 많거나 적지 않고,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상태이면서 감정, 행동, 말, 양 등 여러 면에서 균형을 이룬 상태를 표현할 때도 사용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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