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7) 썸네일형 리스트형 11. 나를 평가할 자격을 주지 않을 것 예전에 친구가 소개팅을 했던 남자는친구에게 좋아하는 운동이 있냐고 물으며골프나 승마 같은 건 안 좋아하냐고 물었다고 한다.이건 사실 취미가 아닌 상대의 경제력을 가늠하기 위한 질문.남자든 여자든, 이성의 경제력을 보는 게 나쁜 건 아니다.나 역시도 분명 자유로울 수 없다.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를 무시할 수 없는 것과쉴 새 없이 계산기를 두드리는 소리를 내며,사람의 모든 걸 숫자로 환원시키는 건 좀 다른 문제다.사는 집을 확인하고 연락이 없었다는 사람,부모님 직업을 확인하는 것에 모든 대화를 쏟는 사람,그런 상대들 앞에서 누군가는 답안지를 제출한 아이처럼상대가 나에 대해 내릴 평가에 불안하다고 했다.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리 불안해 할 필요가 있을까?내 경우를 말하자면 아무리 능력 있다 해도숫자.. 더 좋은 사람 나의 해방일지와 더불어,인생 띵작이 몇개가 있긴 하다. 나는 잔잔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다.몇해전 드라마 "도깨비"는 내가 좋아하는 류의 드라마는 아니었으나,그 안의 내용들이 간 혹 감동일 때가 있었다. 그래, 드라마는 그 감동을 억지로라도 짜 내야 드라마다. 그래야 몰입감이 생기니까.그래서 현실은 아니지만 현실을 비추는 거울같은 각본이니까. 우리 각자의 인생도 드라마다. 소설로 쓰면 대박날지 모르는 각자의 소중한 드라마다.오늘은 긴 감기투병 끝에 몸이 좋아져 글을 쓴다. 오늘은 도깨비 드라마에서, 삼신할매가 은탁이 고등학교 졸업식에 오면서 축하해주고은탁이를 공정하게 대하지 않았던 선생에게 이렇게 던진다. 아가, 더 나은 스승일 수는 없었니?더 빛나는 스승일 수는 없었어? 문뜩 이런질문을 던져보고 싶.. 책임감으로 부터의 해방 몇해 전, 나의 해방일기라는 드라마가 있었다.세상 신기한 드라마였다 첫 회부터. 손석구 배우가 뜨게 된 드라마 이기도 하다.사람을 앞에두고 침묵하는걸 그 무엇보다 싫어하는 나는,첫 씬 부터 말이 없는 그 드라마가 불편했지만 어느새, 빠져들었다. 그 침묵과 과묵함에.종방할때까지 사실상 말이 많지 않은 드라마였다. 그러고는 던지는 말이 살면서 마음이 정말로 편안하고 좋았던 적이 얼마나 있었나? 라는 질문이었다. 나는 행복한가 라는 질문이 있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나한테 물은적이 있는 것 같다. 매일 똑같은 일상, 똑같은 패턴의 하루를 살고, 똑같은 시간과 노력을 기하는 모든 나의 날이 과연 행복한가? 라는 질문이었다. 없다, 행복이가.행복감이 채워지지 않는 이유는, 우리는 우리한테의.. 감기, 그리고 우울함 갑자기 감기가 찾아왔다.원인도이유도 모른다갑작스레 불청객이 몸 안에 들어와잘 살고 있는 항체들에게 시비를 턴다그러고는 무지막지하게 덤벼댄다.하나 둘 싸우더니 패싸움이 일어났나보다.몸에 열이 나고, 기침도 나고, 가래도 그렇고몸살도 아닌 이상한 기운도 그렇고몸이 저리고..엄청 싸우나보다 내 몸 안에서.땀을 흠뻑쏟아냈는데도 그 싸움을 그칠줄 모른다.원래 있던 항체들이 하나 둘 쓰러져 간다. 외부에서 쳐들어오는외인부대 세균놈들을 어떻게 이기리랴..그래서 긴급대응팀을 투입했다. 자그마한 주사바늘을 통해빠른 투입을 진행했고 진압이 되는듯 보였다.또, 후속대응팀을 준비해서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추가 항체와갑옷이랑 무기들을 보급했다.내 몸은 그야말로 무아지경이다.일을 하고 있는건지, 쉬고 있는건지,.. 10. 보통의 존재로 충분히 행복할 것 어린 시절, 차를 타면 언제나 해가 나를 따라온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언젠가 세일러문 정도의 마법소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생각을 계속한다면중증의 과대망상 판정을 받기 딱 좋을 것이다.그래도 나이를 먹으면,악의 무리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영웅은 아닐지라도어딘가 특별한 어른이 되어있을 것만 같았다.하지만 현실의 나는 평범한 어른으로 자라났다.화려한 삶도 아니며, 무한의 자유를 누리지도 않는다.여전히 소고기는 마음껏 사 먹기 어렵고,좁은 생활 반경 속에서 멋없는 일상은 반복된다.그런데 생각해보면평범한 어른 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지점,어린 시절 내가 품었던 이상을 떠나보내는 지점어른의 사춘기는 그 지점에서 오는 게 아닐까.물론 그 순간이 슬프고 씁쓸하기는.. 적당, 어중간 내가 쓰는 글에는 적당함 이란 말이 참 많다.지금껏 50년 가까이를 살면서지나온 인생에서 가장 큰 배움은 그거였다. 적당함.적당함은 딱 맞아 알맞은 상태를 말한다. 공부는 하위권에 있었던 학창시절을 보냈으나, 외국어 하나를 파고들어지금까지 밥벌이 충분히 잘 하고 있고,키는 작았어도 말빨은 있어서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만했고,좋은 아들은 아니었을지언정 아버지의 끝을 잘 지켜냈고,평생 예쁜여자 만나서 손도잡지 못할것 같은 내가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자식들을 가진 가장이 되었고,늘 부족하지만 넘치지도 않는 경제력도 가지고 있는..딱히 내 편도, 내 적도 없는 인생을 살았다. 딱 균형이 맞는 적당한 삶이었다고 위안을 삼는다. 명확하지 않고 중간에 걸친, 모호함을 가진걸 어중간 하다고 한다.살면서 어중간한것이 .. 익숙해진다는 것 익숙함: 어떤 환경, 상황, 대상 등에 대해 낯설음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상태. 내가 다니는 직장은아직 Old fashion 회사다. ERP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는, 약 20여개의 해외거래처를 관리하고 국내에 납품 및 Small engineering 서비스를 하는 무역 (수입위주) 업체다.나름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작은 회사이지만, 매출은 아주 좋은 회사다 꾸준히.이 회사.. 알고보니, 아주 오랜 패션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좋은 Computerized system 을 갖추고는 있지만 거의 모든 일들이Manual 이다. 웃기지 않은가?그 좋은 시스템을 접목시켜서 하는거라곤 단순히 견적,수주,입출고관리다.그런데 그 조차, 모든 정리문서를 프린트해서 파일링을 한다. 모든 문서 하나하나.. 9. 누구의 삶도 완벽하지 않음을 기억할 것 중학교 3학년 때, 같은 반 남자애가 나에게 "네가 힘들 일이 뭐가 있겠냐" 라고 말한 적이 있다.추측하자면, 나는 반에서 잘 떠들고 괄괄한 타입이었는데조용했던 그 아이는 내가 부러웠던 것 같다.하지만 당시 중증의 중3병을 앓고 있던 나는부모님과의 갈등에 괴로워하고 있었다대신 난 다른 친구를 부러워했는데, 그 친구야말고 힘들 일이 없어 보였다.예뻣고, 다들 그녀에게 잘 보이고 싶어했다.그런데 몇 년 후 친해진 그녀는 내게 중 3때가 가장 힘들었다며,선생님들의 차별과 편견에 죽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했다.신기한 일이다. 그 남자애도 틀렸고 나도 틀렸다.우리는 자신에게 결핍된 부분을 가진 누군가를 볼 때,그 사람의 인생은 완벽하다고 느낀다.하지만 과연 우리는 타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박연선 작가의.. 이전 1 2 3 4 5 다음